프로필을 업데이트 하다

2023. 3. 16. 00:15Musthapa의 횡설수설

B컷, 내가 담긴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언제나 A컷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 프로필을 업데이트 했다.

사진을 새로 찍은건 아니고 예전에 찍어놓은 사진들 중

특정 장르와 느낌이 유사한 사진들을 가지고 새로운 조합을 만들었다.

 

낮 중에 한참을 사진을 고르고 있는데 한 친구가 단톡방에서 프로필을 올려두곤

여러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했다. 이내 득달같이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프로필은 훌륭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나도 오늘 새로 만드는 프로필을 이 친구들과 공유하며 피드백을 요청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내 요청에는 그저 농담과 우스개 소리만 오갔다.

순간 단톡방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하지만 지금 나가버리게 되면 그 무리 안에서 '나는 이상한 사람으로 남게 되겠지' 두려운 마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내 밤중이 되어 맥주를 한잔 마시고 잠을 자야지 했는데 양섭이가 술을 마시다가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아까의 프로필 중에 유쾌한 버전은 언제 만들어지느냐 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조금 기분이 좋아져서 손을 놓았던 파일을 다시 열고

원래 만들고자 했던 다른 버전을 만들어 조심스럽게 단톡방에 올렸다.

하지만 아무도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갑자기 검사받으려고 급급하게 숙제를 한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다.

 

나는 누구에게나 적당한 거리감을 원한다.

너무 가깝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지도 않은

그런 거리.

 

사라지고 싶은 밤이다.

'Musthapa의 횡설수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도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다  (1) 2022.12.22